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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기고] 통일시대의 통일교육 등록일 2016.07.08
글쓴이 통일전략연구소 조회 1150

[통일시대] 통일시대의 통일교육


김윤태(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 연구교수)


통일이 멀지 않은 장래의 현실문제로 다가와 있다. 통일준비가 시대적 과제로 제기된 지금 기존 통일교육을 점검해 보고 그 개선방안을 찾아보려고 한다. 거칠게 요약하면 기존 정부주도의 통일교육은 민족적 동질성에 기반을 둔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통일의 이점과 이득을 부각시켜왔다. 이런 교육내용은 상상하기 어려운 난관이 예상되는 통일현실과 큰 거리가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통일이 선물처럼 주어질 것처럼 말하는 것이 당장은 편할지 모르지만, 막상 통일준비에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통일준비 즉 통일시대에 맞는 통일교육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자.


통일당위론에서 벗어나야  


통일교육은 국민들의 ‘통일의지’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남북한 주민들의 통일의지가 약해지면 통일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통일교육은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통일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통일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온갖 난관에도 흔들림 없이 통일을 지향하고 지지할 수 있도록 국민들의 통일에너지를 하나로 집중시키지 않고서는 통일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일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통일의지가 강화될 수 없다. 당위적 통일관은 현실에서 너무나도 쉽게 깨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한의 문명적 차이가 크고 통일이 상당기간 남한의 희생을 요구하는 현실에서 통일에 대한 ‘회의’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런 ‘통일 기피 또는 회의’를 관성적인 당위로 대응하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처방이다. 이는 삶의 모든 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정치변동인 통일의 현실을 ‘환상’을 무기삼아 대처해 나가라는 것일 수도 있다. 복잡하고 어려운 통일과정에 대해 알리면서 이를 왜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할지에 대해 함께 찾아나가는 통일교육이 진정한 통일의지의 강화를 가져올 수 있다.   

 
통일교육은 다양한 통일문제들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켜야 한다. 통일과정의 발생 가능한 여러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가 없이는 그 대응과정에서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고, 힘을 모으기도 어렵다. 통일문제의 본질이 무엇이며, 통일이 안 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 통일교육은 통일의 방법과 과정, 통일이후의 문제들에 대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대책을 세울 것인지에 대한 내용 또한 담겨야 한다. 현재의 통일교육에는 통일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이나 대비책, 통일이후의 국가운영방식이나 사회통합의 방안 등에 대한 검토가 매우 부족하다. 통일문제에 대한 인식의 결핍은 실제 통일 과정 시 겪게 될 각종 어려움에 대한 책임의식과 부담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 한편으로 통일의지를 키우고 다른 한편으로 통일문제에 대한 이해를 넓혀 예측과 대응에 도움이 되는 통일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민족주의와 안보주의 편향


민족주의 담론에 갇힌 통일교육은 호소력과 현실성이 약화되고 있다. 우리의 통일교육은 민족주의 통일패러다임에 여전히 경도되어 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여전히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가장 중요한 이유로 민족적 동질성을 제시한다. 정부의 통일교육의 목표도 민족공동체의 복원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같은 한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통일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은 세계사적 흐름과 맞지 않다. 민족공동체 자체를 나쁘게 볼 필요는 없지만 한민족으로서의 막연한 동질성만을 강조하는 식으로 통일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빈약한 논리이다. 맹목적이고 폐쇄적인 민족주의 논리로는 통일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더 나아가 한반도 통일은 단순히 두 개의 민족이 하나가 되는 혈통의 통일이 아닌, ‘글로벌코리아’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재정립하는 제2의 건국이다. 한반도 통일이 미중 강대국의 이해관계와 동북아지역의 세력재편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 조건에서 더더욱 그렇다. 통일교육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피해갈 수 없다. 국제정세 전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통일 환경의 변화 흐름에 맞게 한반도 통일문제를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당위를 앞세운 민족담론에 머물기 보다는 급변하는 통일 환경의 변화 흐름에 맞게 개방적인 자세와 태도를 고취하는 통일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통일교육의 목표와 내용에 대한 모호함도 문제이다. 통일교육의 목표와 내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 수준이 낮고, 논란의 폭이 크다. 통일교육의 보편성과 합리성에 부합하는 기준과 내용이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통일교육의 목표를 ‘미래지향적 통일관, 건전한 안보관, 균형 있는 북한관을 갖도록 하는 것’으로 제시하고는 있다. 그러나 통일교육은 일반적인 통일관 외에 북한관, 안보관, 민족관, 평화관이 혼재되어 진행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통일교육 자체가 양극단을 넘나들기 일쑤이다. 통일관과 북한관을 제외한 안보관, 민족관, 평화관 교육을 통일교육 일반과 경계를 두지 않고 교육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통일교육은 북한사회에 대한 실상, 통일정책에 대한 이해, 국제적인 통일환경의 조성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요하다면 통일교육의 기본내용으로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과 대비전략, 북한인권실태와 국제공조 방안 등을 결합시키는 수준에서 가능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의 통일교육이 흡수통일을 중요한 통일전략의 일환으로 다루지 않는 것은 문제이다. 통일교육이 당위적인 민족논리나 관념적인 평화논리만 앞세워서는 안 되고, 북한의 급변사태에 따른 흡수통일의 가능성까지 포함하는 현실적인 교육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제 통일교육은 통일문제의 본질을 명확히 하고, 통일에 대한 현실인식과 통일에 대한 미래비전을 분명히 하는 것에서부터 다시 출발하여야 한다.


초당파적 통일교육


통일교육이 정권의 변화에 따라, 정치 논리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파정권은 반공교육과 안보교육을, 좌파정권은 평화교육과 민족공동체 교육을 앞세우는 경향이 있다. 통일교육이 특정 정치세력의 당파적 목적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 통일교육을 편향된 이념교육으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 통일교육에서 안보의 중요성이 과도하게 부각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평화를 앞세워 감상적이고 친북적인 교육을 행하는 것은 더더욱 문제이다. 남북대화와 남북합의만을 강조하거나 남북대결 상황만을 중시하는 편향을 극복해야 한다. 안보와 평화의 일면적 강조논리는 통일교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일관성 있는 교육내용 확보에 큰 장애를 초래한다. 균형 있는 통일교육을 위해서는 햇볕정책에 대한 오해와 편향된 인식을 바로잡는 노력도 필요하다. 햇볕정책은 북한체제의 안정을 지나치게 중시하여 북한체제의 존속이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식의 인식을 널리 심어주었다. 통일교육의 편향성을 극복하는데 ‘의식화 교육’을 목적으로 한 전교조식 반미통일교육도 문제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식 수령독재체제를 찬양하거나 옹호하는 식의 통일교육은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편향된 인식을 심어 균형감 있는 통일의식 형성에 장애를 초래한다.


통일환경과 통일의식의 변화 추이에 맞는 통일교육의 방향 수정도 불가피하다. 먼저 통일교육은 통일환경의 변화에 맞게 탄력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반도 통일 상황은 남북한의 정세 변화와 동북아 지역 세력판도와 관련된 미국, 일본, 중국 등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향후의 통일정세의 변화 상황을 예측하기도 어렵고, 급변하는 통일 정세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가르치기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한반도 통일에 유리한 외부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의 틈바구니에서 우리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미국과 중국 등 동북아 이해당사국들이 한반도 통일을 반대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국민들에게 설파하는 것은 통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논리가 국민들에게 확산되다 보면 과도한 경계심을 유발하고 정부의 통일외교정책의 유연성 발휘를 어렵게 한다.


북한주민에 대한 관심과 애정


한반도 통일시대를 향한 통일교육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통일교육은 통일논의의 활성화와 국민적 합의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통일교육이 정부주도로만 진행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부주도 일변도의 통일교육은 정치적인 부담 등으로 인해 그 내용에 제한이 발생한다. 예컨대 여전히 정부는 ‘흡수통일이 현실 가능한 유일한 통일방안’이라는 교육을 하는데 부담을 느끼게 된다. 정부주도 통일교육은 통일논의를 촉진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통일교육에 있어서 정부와 민간의 역할분담을 통한 협력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민간 주도 통일교육의 확대는 국민들의 자발적 관심과 참여의 확산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통일교육은 반문명적, 반인권적 북한체제에서 고통 받는 북한주민에 대한 애정을 갖도록 추진되어야 한다. 북한 동포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연대의 마음이 통일의 중요한 동력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북한주민의 인권문제를 배제하고 통일교육을 생각할 수 없다. 북한주민의 인간다운 삶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통일 노력에서 왜 중요한지를 잘 느끼도록 교육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통일교육은 북한주민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그 중심에 두어야 한다. 북한 주민의 자주성, 북한 지역의 자립성을 최대한 존중해주고 보장하는 방향에서 통일을 생각하도록 교육하여야 한다. 통일이후 남북한 주민들 간의 통합은 단순히 경제적 격차만 줄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오랜 시간 벌어진 문명적 격차와 이질감을 극복하는 것이 몇 십 배 어려운 과제이다. 통일이후 소통의 부재와 심리적인 갈등이 빚게 될 남북한 간의 불신과 차별 문제는 남북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가 북한주민들에 대한 신뢰와 배려하는 마음을 먼저 배우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의 통일은 요원하다. 통일 이후의 남북한 주민들 간의 갈등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통일유지를 위해서는 지금부터 노력해야 한다.


청년층을 위한 통일교육 


청년층의 통일의식에 맞는 통일교육의 방향 수정도 요구된다. 청년층은 통일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에서 기성세대와는 다르다. 이들 세대에게 북한은 매우 먼 존재로 인식되고 있어, 통일에 대한 관심도 비교적 적다. 우선 청년세대에게는 남북한이 싫건 좋건 운명적으로 서로 큰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관계라는 현실을 잘 알려야 한다. 통일은 주관적으로 멀리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자각하도록 해야 한다. 젊은 세대들을 상대로 주입식 통일교육을 지속하는 것도 재검토 되어야 한다. 입시위주의 학교교육에서 통일교육이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큰 기회의 손실이다. 통일교육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장체험형, 자기주도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학습법이 이용되기도 하지만 관념적 통일교육이 아닌 현장을 통해 몸으로 느끼는 체험위주의 교육이 효과적이다. 또한 연구식・토론식 교육을 적극 도입해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 공감하는 ‘자기주도형 통일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통일준비와 통일이후의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데 필요한 논리와 주장, 대응책을 스스로 익히고 체득하게 하는 통일교육이 절실한 시점이다.


초・중・고의 통일교육의 약화와 대학 통일교육의 부재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통일준비를 위해서는 미래통일인력 양성을 위한 통일교육을 현재보다 수배 이상 많이 투자해야 한다. 학교통일교육의 경우 새로운 교육과정 편성 시에 통일교육의 양적 수준을 대폭 확대하고 필요하면 의무화해야 한다. 물론 과거보다는 증가되고는 있지만 해당 인력과 기구, 예산의 측면에서 획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대학에서의 통일교육도 강화하여야 한다. 미래통일인력 양성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통일에 대한 교과목이나 강의를 선택이 아닌,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 통일과목을 학부생들에게 교양필수로 수강하도록 의무화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탈북자 출신 통일강사들을 적극 발굴하여 각종 통일교육 현장에 투입하는 ‘찾아가는 통일교육’도 강화하여야 한다. 남북한 통일을 대비해 북한 지역에서 일할 전문교육인력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노력은 하루아침에 준비될 수 없기 때문에 마냥 미루어 둘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통일교육은 무엇보다도 남북한 주민이 하나의 공동체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치관과 사고방식, 생활태도를 잘 준비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 남북한의 격차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극명하게 벌어져 있고 이를 좁히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 고통과 충격을 겪어야 한다. ‘통일시대의 통일교육’은 통일에 대한 시대적 책임감의 인식을 통해 달성 가능하다.


* 출처: 격월간 시대정신(http://www.sdj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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