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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통일비용6] 통일비용에 좀 더 솔직해지자! 등록일 2017.12.06
글쓴이 통일전략연구소 조회 275
[통일비용6] 통일비용에 좀 더 솔직해지자!
김윤태(통일전략연구소 소장)

통일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통일비용이 통일준비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 중 하나인 이유이다. 현실성 있는 통일준비를 위해서는 통일비용 마련에 대한 논의를 피해 갈 수 없다. 통일비용에 대한 논란이 국민들의 통일에 대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반론도 있지만, 현실적인 통일논의를 위해서는 불가피하다. 통일비용에 대한 과도한 부풀림이나 왜곡도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논의자체를 회피하는 것은 더 문제이다. 통일편익만을 강조하고 통일비용 논의를 미루는 것은 균형있는 통일준비일 수 없다. 통일비용을 최소화하고 남북한의 경제격차를 빠른 시간 내에 극복하는 대안을 찾는 노력은 성공적인 통일과 안정적인 통일국가의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1. 어디까지가 통일비용인가?

‘통일비용’의 개념을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따라 통일비용의 규모도 달라진다. 통일비용은 산출하는 기간, 목표하는 정도, 재정지출 대상에 따라 다르게 규정될 수 있다. 통일비용을 통일이전의 준비비용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지만, 통일 이후의 일정기간 동안에 남북한이 통합되기 위해서 필요한 정부의 재정지출을 의미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럴 경우 통일국가의 초기단계, 최소 10여 년 정도의 기간 내에 북한 경제를 남한의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투자해야 할 비용으로 정의할 수 있다. 반면에 통일비용을 남북한의 격차 해소 차원에서 북한의 경제수준과 주민들의 생활수준을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리는데 소요되는 경제적 비용으로 규정할 수도 있다. 북한의 발전수준을 한국의 70%정도까지 향상시거나, 최소한으로 잡아 북한주민의 1인당 GDP를 3,000달러까지 끌어 올리는데 소요되는 비용으로 잡을 수 있다. 

통일비용의 범위를 정부 지출만을 통일비용으로 볼 것인지, 민간 지출까지도 통일비용에 포함시킬 것인지에 따라서도 달리 정의될 수 있다. 통일비용을 넓은 의미로 사용하자면 정부의 재정지출 이외에, 민간 차원에서 지출되는 사회적 비용까지를 포괄할 있다. 그러나 통일비용의 범위를 너무 넓게 잡으면 과도한 통일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질 수 있으니, 그 범위를 제한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통일비용에 대한 도달목표나 소요기간, 지원범위를 최소한으로 설정하여 통일비용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야 한다는 것인데, 바람직한 접근인지는 의문이다. 정부나 연구기관이 통일비용을 인위적으로 축소하여 발표하는 것은 통일비용에 대한 논의를 왜곡시켜 문제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통일비용의 범주를 어디까지 포함할 것인지도 논란이다. 일각에서는 통일비용을 통일국가의 초기에 인도적 차원의 긴급구호자금 정도로 최소화해서 보자는 주장을 하나, 이는 현실적이지 못하다. 이러한 주장은 남북한을 상당기간 동안 통일이전과 같이 분리해서 관리·운영할 있다는 전제에 바탕 한 것인데, 통일이 이루어진 조건에서 이러한 접근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독일이 그러했듯 통일비용의 상당부분이 북한주민에게 제공되는 최소한의 복지혜택에 투입될 수밖에 없다. 독일은 1991부터 2003년까지 15년간, 연금이나 노동시장보조 등 사회보장성 지출에 전체 통일비용의 49.2%를 지출하였고 그외 도로, 철도 등의 인프라 재건 지출에 12.5%, 경제활성화 지원지출에 7.0%를 투입하였다. 통일비용을 남북한의 행정통합에 소요되는 비용이나 통일 이전에 북한이 안고 있던 외채상환 비용을 감안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북한주민에게 제공되는 복지비용을 빼고 논할 수 없는 이유이다. 

2. 통일비용 조달의 균형점을 찾자

통일비용에 대한 추산은 연구자와 기관에 따라 적게는 50조원부터 많게는 3,000조원이 넘을 정도로 그 격차가 크다. 통일비용에 대한 인식과 산출방식이 제 각각이기 때문이다. 남북한의 경제력 차이나 북한지역의 소득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끌어올리는 것인지, 통일비용을 현 시점에서 부담할지 아니면 미래의 세대에게 부담지울 것인지에 따라서도 추산이 달라진다. 

통일비용에 대해 한국개발연구원(2015년)은 약 30년간 3,390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고, 통일연구원(2014년)은 통일 직후 20년간 3,440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국회예산정책처(2014년)도 45년간 비용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며 매10년 평균 2,300조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해외 연구기관인 미국 국제경제연구소는 남북한이 통일을 이룰 경우 10년간 1조 5000억 달러를 북한에 집중투자해도 25년이 지나야 북한은 한국의 60% 정도의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독일도 통일비용을 처음에는 1조 마르크로 예측했으나, 실제 통일비용은 2조 마르크를 넘어섰다. 통일비용은 우리가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소요될 수 있다. 

국가재정 여건상 통일비용을 무한정 지출할 수는 없다. 통일비용의 산출과 투입은 남북한이 처한 상황과 통일국가의 안정성을 고려해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적으로 북한의 경제발전 수준을 빠른 시간 내에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북한지역의 정치적, 사회적 안정에 소요되는 경제재건 및 복지비용을 적절한 수준에서 계산할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는 한국의 경제적 감당 능력과 국민들의 조세조항을 고려하여 통일비용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도 중요하다. 북한적 상황만을 고려해 우리가 감당하기 불가능한 통일비용 조달은 남북한의 동반몰락을 자초할 수도 있다. 포퓰리즘이나 조급함에 빠져 과도하게 외채에 의존하거나 통화를 남발해서는 안 된다. 현실적인 부담 정도를 냉철히 계산해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의 경제와 북한의 안정이 모두 보장되는 방향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당장에 통일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마련할 필요는 없다. 통일비용에 대한 논의를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비용이 소요되며, 재원 마련은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가 북한을 경제적으로 얼마큼 지원해 줄 것이며, 어느정도 수준의 복지를 북한주민들에게 제공할 것인가를 우선하여 합의하여야 한다. 그런 이후 남북한이 공존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속도와 규모, 방식으로 통일비용을 마련할 것인지를 고민하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통일비용에 대한 당장의 걱정보다는 한국의 경제 체질을 강화하고 남북한을 통일친화적인 정치·경제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한 통일준비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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